랑이에게
사랑하는 호랑이. 우리 딸.
엄마가 너에게 왜 랑이라는 태명을 붙여주었는지 설명했지?
태몽과 태명
엄마가 시험관시술을 하고 얼마안지나 외할머니 꿈에 세 마리 아기호랑이가 보였데. 두 마리는 백호고 한 마리는 빨간 호랑이였는데 할머니가 한마리 백호를 들어 안았다 하시더라. 그리고 네가 엄마 뱃속에 건강하게 자리 잡은 걸 알게 되었지.
그래서 너의 태명이'사랑하는 호랑이'라고 해서 '랑이'가 되었단다.
편지의 시작
엄마가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편지를 남기는 이유는 엄마의 뇌기능저하 때문이란다. 24년 8월에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의 기억력 감퇴와 분노조절의 어려움을 느끼고 정신과진료와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심리상담사분께서 엄마의 기분부전과 무기력을 걱정하시더구나. 엄마의 기분부전 증상은 꽤 오래되었는데 엄마가 유일하게 감정적인 부분이 바로 너 랑이란다. 그래서 너에게 솔직하게 편지를 쓰다 보면 호전될 수 있다고 하셔서 이렇게 편지를 시작하게 되었어.
너에게 이 편지를 보여주게 될는지는 아직 몰라. 그래서 얼마나 솔직하게 될지, 아니면 더 감추는 게 많아질지는 엄마도 결정하지 못했단다.
그래도 이 첫 편지를 쓰고 있는 이 새벽만큼은 솔직하겠다고 다짐했어. 나의 편지를 읽어줄래? 사랑하는 랑이야.